「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을 함께 Java!」집필 후기
출판 제안
여느 때와 같이 개발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방문자 수를 체크하는데 한 통의 메일이 왔다. 광고이거나 컨퍼런스 참석하세요. 라는 일반적인 메일 이겠지 하고 확인을 안 했다… 3일이 지나고 우연히 메일함을 확인 열었는데 비제이퍼블릭 출판사의 김용기 님께 메일이 왔었다.
안녕하세요 비제이퍼블릭 출판사 도서기획담당자 김용기입니다.
저희가 IT,프로그래밍 전문 저자분을 모집하고 있는데 집필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연락드렸습니다.
자료구조에 대한 개념을 자바를 통해 설명하고 기본 예제와 심화 예제를 함께 풀어나가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 시키는 책을 집필해볼 수 있을까요?
궁금하신 사항이나 문의사항 있으시면 회신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때부터 ‘어떡하지.. 내가 할 수 있을까.. 하지 말까.. 집필 중간에 포기하면 어떡하지..’ 이틀을 고민했던 것 같다. 책을 써본 적도 없고 기껏해야 포스팅 글 정도여서 부담감이 있었지만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할 것 같아서, 언제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보겠느냐 등등.. 고민 끝에 집필해보겠다고 회신을 하였다.
미팅
전반적인 대상 독자, 책 내용, 목차, 마케팅 전략 등등.. 1시간가량 미팅을 했다. 기억에 남는 건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대외 활동을 하지 않아서 온라인 홍보가 매우 약할 거라 예상했다. 이 부분은 집필 중에 고민해 보기로 했다. 다음 주 내로 집필 계획서를 보내면 검토해 주신다고 하셨다.
계약
집필 계획서의 내용은 이렇다.
도서명 또는 주제
작성자 정보
가제
책 컨셉
내용
타깃 독자층
경쟁도서 차별성
원고 날짜
마케팅 방안
목차
등등..
시중에 출판된 경쟁도서들을 살펴 보고 차별성을 둘 만한 점을 정리하였다. 글로만 설명하는 책과 전체 코드가 아닌 핵심 메서드만 설명하는 책, 설명을 위한 그림과 전체 코드로 작성된 책 등 다양하게 존재했다. 타겟 독자층은 신입 및 초급 개발자로 생각해 두었기 때문에 기본 개념과 왜 이런 동작이 필요한 지 구체적인 그림과 예제 코드 및 연습 문제를 통해 몸소 익히면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생각했다.
총 3회에 걸쳐 원고를 탈하였는데, 기간은 2개월 씩 6개월의 기간을 잡았다. (나중에는 기간이 늘어났지만…) 집필 계획서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발목을 잡은 것이 있었는데… 목차를 잡는 것이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목차에 더 신경을 두었다면 책의 내용이 지금보단 탄탄해졌을 것 같다.
출판사로 집필 계획서를 보내고 1~2번의 수정을 끝으로 계약을 진행하였다. 모두싸인이라는 전자 계약 서비스를 이용하여 계약서에 사인했다. 원고료는 선인세로 1,000,000원과 도서의 정가 대비 인세 10%로 설정 되었고, 전체 원고가 완성되는 시점과 도서가 출간되는 시점 총 두 번에 걸쳐 선인세를 지급받았다. 솔직히 집필 당시에는 원고료 생각은 1도 안났다…
이렇게 계약이 진행되었고 드디어 집필을 시작하였다.
집필
집필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나 싶었는데 때마침 출판사에서 집필에 참고할 만한 자료를 보내주었다. 보내준 자료를 훑어보고 출판사와 상의하여 집필 계획서에 보내준 목차를 수정 할 수 있어서 집필을 시작하기 전 목차를 다시 검토하였다.
집필하기 위해 어떤 도구를 사용할까? 비제이퍼블릭 출판사는 .docx파일로 요청하였기 때문에 일반적이라면 MS Office를 사용하지만 MS Office보다는 마크다운 문법이 편해서 1차로 마크다운으로 작성하고 docs로 컨버팅해서 보내주면 되겠다고 생각하였다.
이건 잘못된 생각인 걸 1차 원고를 보내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마크다운 에디터는 docx 컨버팅을 제공하는 Typora를 사용하였다. 실무에서도 마크다운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고 docx에서 원고를 작성하는 것보다 속도가 빨라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그리고 Typora 에디터로 작성하면 페이지 개수를 확인할 수 없어서 docx로 변환하여 페이지를 확인 할 수 있는데, 챕터 작성을 마치고 docx로 변환하여 페이지를 확인할 때 어느 챕터는 원하는 분량이 나왔거나 그렇지 않거나 등등 재미도 쏠쏠했다. 하지만 docx 컨버팅만 좋았다면 쭉 사용했을 텐데..
Typora는 1차 원고까지만 사용한 이유는 Typora의 docx 컨버팅의 문제점은 품질 이슈였다. 단락이 지나치게 넓어지거나 표가 깨지거나 그림 배치 등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원본과 맞지 않아서 스타일을 맞추는 재작업을 거쳐야 했다. 이런 이슈로 인해 마크다운을 사용하다가 MS Office에서 편집을 시작했다.
1차 원고를 집필할 시기에는 챕터 별로 파일을 만들었다. 코드는 깃허브 프라이빗을 이용하였고 원고 파일은 구글 클라우드에 업로드하여 관리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깐 원고 파일도 깃헙으로 관리했으면 더 편했을 것 같은데 왜 구글 클라우드에 뒀지???
집필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하였다.
- 월 ~ 목은 자료를 수집 또는 정리를 한다.
-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안 되기 때문에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맞는지 정확한 검토가 필요했다.
- 이 과정에서 슈도 코드를 작성한다.
- 글 내용의 밑그림을 그린다. (그림은 여기에 넣고, 코드는 여기, 내용은 이렇게 저렇게)
- 중간중간 필요한 내용은 메모를 해둔다. (카카오톡이나 메모장 등등)
- 금 ~ 일은 원고를 작성한다.
- 내용에 살을 붙이고 부정확한 단어를 변경한다.
- 그림과 코드를 만든다.
글과 코드를 작성하는 것보다 그림을 만드는 게 힘들었다. 미적 감각이 없어서 수정에 수정을 더했다… (도형 크기는 괜찮은가, 선 굵기는 적당한가 그림의 텍스트는 잘 보이는가 등등)
책을 쓰는 과정은 일상생활 패턴을 많이 바뀌게 했다.
퇴근 후에도 자기 전까지는 무엇을 하더라도 원고 생각이 났다. 어떻게 설명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을까? 예제 코드는 충분한가? 최종 원고를 보내기 전까지… 하나의 챕터가 완성되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정독하며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코드가 정상적으로 실행되는지, 실행 결과가 맞는지 확인했다.
고비
일과 병행하는 집필 과정과 뜻하지 않은 개인적인 일들이 겹치면서 잠시 집필을 놓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때가 가장 힘들었다. 매일 퇴근을 해도 집에서 원고를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퇴근 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3차 원고 전까지는 집필하는 과정이 일처럼은 느껴지지 않았는데 어느새 일처럼 느껴지면서 집중력도 떨어지고 속도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꼭 시험 기간처럼 머릿속은 공부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유투브를 보고 있거나 게임을 하거나…) 작성하던 원고를 날렸을 때는 충격은 말로 할 수 없었다…
퇴근 후 심정.jpg
마무리 작업
몇 번의 고비를 넘기고 최종 원고를 끝냈을 때는 홀가분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냥 마무리됐네… 이런 느낌? 최종 원고를 출판사로 보내면 교정 및 편집이 시작되고 베타 리더를 모집하여 베타 리더분 들의 의견받는다. 출판사로부터 편집된 원고를 받게 되면 베타 리더분들의 의견을 토대로 원고를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책의 뒤표지 및 저자 소개 머리말, 찾아보기를 작성하여 메일로 보낸다. 마지막으로 오탈자를 확인하고 인쇄를 진행한다.
출간
한 주가 지나서 출판사로부터 4월 23일 책이 출간될 예정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현재는 yes24, 교보문고, interpark 등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서점에 입고되어 판매 중이다.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을 함께 Java!」 출간된 책을 직접 보니 이제서야 실감이 되었다. 그 당시 기분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상으로 집필에 대한 후기를 마치며,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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